존은 어스름이 깔린 저녁, 화려한 저택이 즐비한 산타 프렌치스코 해변 거리에 도착했다. 저택들은 하나같이 크고 담이 높았다. 담이 너무 높아, 안의 저택이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 그리하여 호화 저택이 즐비한 공간인데도 겉보기에는 밋밋하고 삭막하기 그지없는 공간이었다.그렇게 높은 벽만 주구장창 보이는지루한 공간에 유일하게 눈에 점을 찍어 주는 건, 화려한 대...
하늘에선 신이 노래 부르고, 땅에서는 신의 아이 아니 신의 노예가 서로 죽인다. 미리엘은 고갤 들어 하늘을 쳐다봤다. 하늘 위에는, 그녀가 그토록 고대하는 1년 내내 햇빛만 비치고 모든 이가 행복하다는 천국이 있다고 한다. 하지만 미리엘이 서 있는 땅은 낮이고 밤이고 계속 비가 오고 있었다. 미리엘은 올해로 50, 엘프의 나이로 이제 겨우 성년을 갓 넘긴 ...
"루이스 너 여기서 뭐 하는 거야?" 존이 문을 박차고 들어왔다. 조용한 공간에 딸랑거리는 소리가 들리고, 몇 없는 손님이 그를 힐끔 쳐다봤다. 손님들과 동시에 점원들도 그를 쳐다봤지만, 그가 가게 안에 일행이 있다는 것을 알자 다들 아무 일도 없다는 듯이 자신의 일에 집중했다. 크지 않은 가게는 물건이 빽빽하게 전시되어 있지 않아 동선이 자유로웠고 쾌적했...
존은 아드리아노폴리스의 항구를 걷고 있었다. 한낮, 날카로운 햇빛이 그의 옆얼굴을 찌르고 있었다. 햇빛 때문일까? 그의 눈과 미간에 잔뜩 주름이 가 있었다. 그는 머리가 아팠다. 마치 술이라도 마신 듯. 하지만 그는 어제도 오늘도 말짱한 맨정신이었다. 하지만 그는 술보다도 독한 현실에 취해 해가 중천에 뜰 때까지 잠을 자다, 겨우 세수나 하고 항구에 나온 ...
"넌 무슨 계획으로 이 사람들을 받아준 거냐?" 존이 답답하다는 표정으로 도미니카에게 물었다. "뭐... 계획은 만들어야지." "뭐?" 존이 당황해서 소리를 질렀다. "우리 지위를 생각해야지! 예전처럼 일을 벌이고 발각되면, 파장이 요크 전역, 아니 베스페리아 전역으로 퍼진다고! 우리뿐만이 아니라 교회, 요크 왕가, 그리고 마법사 전체를 아우르는 스캔들이 ...
"너.... 설마..." "자 다왔어." 그가 불안한 예감에 도미니카를 닦달하려는 순간 둘은 목적지에 도착해 있었다. 지하도 안에는 수로를 파려다 만 것인지, 아니면 뭔가를 저장하던 시설이었던지 용도를 알 수 없는 널찍한 방이 있었다. 천장 위로 환풍을 위한 구멍이 있다지만, 그래도 하수도 내에 있는 걸 감안하면 공기가 지나치게 신선했다. 존은 마법이라는 ...
해가 진 저녁, 존은 사창가 입구에 서 있었다. 어둠이 내린 좁고 후미진 골목에는 하나둘씩 붉은 등이 켜지고 있었다. 그리고 붉은 등이 켜지자, 낮에는 하샤르 중독자들 외에는 쥐새끼 구경하기도 힘든 거리에 활기가 돌기 시작했다. 가슴이 환히 드러나는 옷을 입은 여자들은 입술을 붉게 칠하고 가게 앞에 나와 행인을 붙잡았다. 여자들은 과장된 콧소리를 내며 행인...
존은 숙소로 돌아갈까 하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피오렌티니 상회를 들렀다. 그리고 그의 걱정이 무색하게도 루이스가 아직도 상회에 남아 있었다. 그는 빗자루를 들고 바쁘게 돌아다니고 있었다. 그가 상회를 떠날때만 해도 난장판이던 사무실이 어느새 반쯤 정돈되어 있었다. "여자 만난다더니? 벌써 차인거냐?“ "차이긴, 술도 마시고, 끈적한 시간도 보내고 왔지.“ ...
존은 서둘러 발걸음을 해변의 카페로 옮겼다. 오늘같이 볕 좋은 봄날이면 아드리아노폴리스에선 이곳저곳에서 거리에 테이블을 내놓고 영업을 했다. 도로변에 주욱 늘어선 테이블을 보고 존이 두리번거리자, 가장 전망이 좋은 테이블 앞에 앉아 있던 한 여자가 그를 보고 손을 흔들었다. 존이 그녀를 보고 성큼성큼 걸어와 그녀 맞은편에 앉았다."낮부터 술이냐?“그의 언어...
"그래서 준비했던 목걸이는 줬어?“"응."사각사각 종이에 펜 긁히는 소리가 끊기더니 루이스가 시무룩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남자는 루이스의 책상 위에 걸터앉아 작은 은화를 가지고 장난을 치고 있었다.은화 앞에 양각된 프리드리히 4세의 얼굴이 이 은화가 로렐라이 주화라는 것을 그리고 뒤에 새겨져 있는 범선 모양이 이 은화가 아드리아노폴리스 공인 은화임을 알려줬...
다음날 아드리아노폴리스로 향하는 로렌초와 루이스를 배웅하기 위해 저택 모든 사람이 모였다. 피오렌티니 부인을 필두로 로만 같은 전문직 고용인들이 뒤를 따르고 있었고, 그 뒤를 까만 제복을 입은 남성 고용인들, 그리고 그 뒤를 마찬가지로 까만 드레스에 하얀 앞치마를 두른 여성 고용인들이 서 있었다. 엘레나는 고민하다 아버지 곁에 섰다. 그녀는 여성 고용인들이...
해가 슬슬 중천에서 내려올 무렵 엘레나는 보고하러 루이스의 집무실로 갔다. 오늘은 로렌초도 저택에 있었지만 언젠가부터 엘레나는 루이스에게 보고하는 것을 선호하게 되었다. 오늘은 그가 살짝 불편했지만, 아버지가 검사해줄 수도 없는 지금 그녀는 안전한 길을 택했다. 집무실은 예상외로 한가했다. 그녀는 기다리지 않고 바로 루이스의 방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장부...
마르세이유 타로 리더, 점성술사, 사이킥 리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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